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3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 부회장의 기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을 내리면서 1년 8개월 간 진행된 검찰 수사가 큰 벽에 부딪히게 됐다. 구속영장 청구 카드까지 쓰며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 의지를 강하게 내보였던 검찰로선 ‘무리한 수사’란 이 부회장 측 반격에 명분을 주게 됐다. 그동안의 수사 정당성도 약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소를 강행하기에도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스스로 만든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용한다는 비판 여론이 커질 수 있어서다.

26일 열린 검찰수사심의위 결과 13명의 심의위원 중 압도적 다수가 이 부회장의 불기소 의견으로 의결했다. 이들은 핵심 쟁점인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이 부회장의 관여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검찰과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의 의견진술을 듣고 심도깊은 토론을 했다고 한다.

양쪽의 주장과 함께 심의위원들이 중요 변수로 고려한 것은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 문제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이었다는 후문이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이 부회장 개인 뿐 아니라 삼성과 국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미쳤다는 이 부회장 측 주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법조계는 권고적 효력만 갖는 수사심의위 결론이지만, 검찰이 이를 쉽사리 뒤집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검찰 수사심의위 제도가 불기소 결정을 내렸을 때 검찰 스스로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검찰이 제도를 자의적으로 운용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검찰이 2018년 초 제도 시행 이후 진행된 총 8차례의 수사심의위 권고를 모두 따랐다는 점도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결론을 감안해 삼성 관련자들의 사법처리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 말했다.

최종적으론 윤석열 검찰총장의 의중에 따라 심의위 결정을 존중할 지, 아니면 수사팀의 뜻대로 이 부회장의 기소를 밀어붙일 지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윤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등 이 부회장 수사를 이끌었던 ‘특수(특별수사)부 라인’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기소 강행 주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이 부회장 측은 검찰이 사건 성립이 되지 않는데도 장기간 무리한 수사를 통해 유죄 심증으로 기소를 강행하려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사진=뉴스1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사진=뉴스1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 장녀 항소심 선고 공판 중 재판장 발언
피고인이 유명인의 자식이긴 하지만, 유명인 자식이라는 이유로 선처받아서는 안 될 뿐 아니라 더 무겁게 처벌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유명인의 자식이 아닌 일반 다른 사람과 동일하게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의 나이가 아직 어리고 전과가 없으며, 국내로 마약을 반입한 것도 판매 목적 반입이 아닌 것으로 보여 마약 확산 우려가 없는 점을 형량에 고려했습니다.

━26일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정종관 이승철 이병희)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장녀 홍모씨(19)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홍씨는 지난해 9월27일 대마 카트리지와 향정신성의약품(LSD) 등을 여행용 가방과 옷 주머니 속에 숨겨 밀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같은 해 4월 중순부터 9월25일까지 미국 등지에서 대마를 7회 흡연하고, 대마 카트리지 6개를 매수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부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형을 유지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홍씨가 초범인 점, 나이가 어린 점, 마약 반입의 목적이 판매가 아닌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날 재판부는 “유명인의 자식이라고 해 더 무겁게 처벌받을 이유가 없다”며 “유명인의 자식이 아닌 일반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원이 일반 마약사범 보다 유명인 자녀들에 대해 더 관대한 선고를 내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유명인 자녀들은 다 집유?”…법조계 “일반적 형량일 뿐”
━실제 최근 마약 투약 및 소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명인 자녀들은 대부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지난 2월 서울고법은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밀반입한 혐의를 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같은 법원은 변종 대마를 상습 구매하고 흡연한 혐의로 기소된 SK그룹 3세 최영근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유명인 자녀들에 대한 특혜 판결’이라는 의혹에는 동의하기 어렵단 반응이다. 마약 투약 및 소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이 초범일 경우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신민영 변호사(법무법인 예현)는 “국민 법 감정에 부합하지 않는 면이 있는 것은 이해하지만, 초범일 경우 마약을 투약하고 소지한 혐의만으로는 대체로 집행유예가 선고된다”며 “제가 맡았던 마약 초범 사건들은 피고인이 일반인이었음에도 홍씨와 비슷한 형량을 선고받았다”고 말했다.━마약 형량 관건은 ‘판매 목적이었나·실제 유통이 이뤄졌는가’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다만 밀수입해 온 마약을 실제 ‘판매’까지 했을 경우 형량은 완전히 달라진다. 홍씨의 재판부가 “마약 반입의 목적이 판매가 아닌 점을 고려했다”고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월 수원지법은 마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람상조 장남 최모씨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마약을 몰래 들여오고 투약한 것까지는 홍씨 등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다른 유명인 자녀들과 다를 바가 없었지만 ‘판매’가 이뤄졌다는 점이 달랐다.

그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코카인 1g을 1차례 매도하고, 필로폰과 유사한 물건을 2차례에 걸쳐 100만원을 주고 넘겨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됐기 때문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마약을 한 사람보다 마약을 판매한 사람에 대해 훨씬 더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있다”며 “유통책의 역할을 했는가가 형량을 가르는 아주 중요한 핵심”이라고 설명했다.━“이러니까 마약천국” 구형량 늘리는 검사들, 법원은 변화 없다
━그러나 ‘특혜 형량’이 아닌 ‘일반적 형량’이라고 해도 법원이 마약 투약에 대해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최근 검찰은 마약 투약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한 구형량을 높이고 있다. 검찰은 앞서 CJ 이선호 부장에게 징역 5년의 실형을, SK 최영근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바 있다. 또 홍씨에 대해서도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이는 우리나라 마약사범 수의 가파른 증가 추세와 무관치 않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올해 발간한 ‘2019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은 2018년의 1만2613명보다 3431명(27.2%) 증가해 1990년 대검이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한 이후 가장 많았다.

반면 검찰의 이러한 실형 요구에도 법원의 선고 형량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법원의 안일한 판결로 마약사범 증가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심의위원, 이 부회장에 적용된 혐의 개념 이해부터 난항
검-변 공방 배제된 의견진술로 양측 논리 비교 더욱 어려워
법리 이해 힘들자 법리 이외 기준이 판단에 영향 미치기도
영장전담 판사 재판 필요성 발언에도 압도적 표차로 삼성측 손 들어줘.
[CBS노컷뉴스 김중호 기자]

이재용 부회장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이미지=연합뉴스)
26일 개최된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조차 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검찰이 코너에 몰렸다.

위원회는 이날 9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중단과 불기소 결정을 의결했다. 더 나아가 김종중 전 삼성 미래전략실 전략팀장과 삼성물산도 기소하지 말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작한 위원회는 당초 예정됐던 저녁 5시50분의 마감시한을 2시간여 가까이 넘기며 결정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투표 결과는 총 투표인 수 13명 가운데 이 부회장의 기소를 찬성하는 표가 3장에 불과했을 만큼 이 부회장 측의 압승이었다.

검찰의 장기간 수사 끝에 두 번째 구속 위기까지 내몰렸던 이 부회장의 마지막 카드가 ‘대박’을 친 셈이다. 지난 2017년 말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제도가 도입된 이래 현재까지 소집된 8차례 전례를 살펴봐도 대부분 심의위가 검찰 손을 들어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례적인’ 결과였다.

◇ 적용 법리 이해서부터 난항…’여론재판’ 우려 현실됐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격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할 당시부터 여론재판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1년6개월여의 수사를 거쳐 마무리 단계에 이른 사건인 만큼 그 내용이 복잡·다단한데, 이를 다루지 않았던 외부인들이 기소 여부를 단기간에 판단할 경우 객관성이 담보될 수 있느냐는 물음표가 그것이었다.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조금씩 드러난 이날 심의위 진행상황은 이같은 우려가 기우가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심의위원들은 수사팀이 이 부회장에 대해 적용한 자본시장법 제178조 ‘사기적 부정거래’ 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크게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심의위가 다뤘던 업무상과실치사, 피의사실공표, 뇌물수수, 업무방해 등의 사건들은 법률 전문가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비교적 이해가 쉽고 직관적으로 판단이 용이한 사안들이었다.

이런 현상은 제도 도입 취지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수사심의위 제도를 도입하면서 “그간 (검찰)수사 착수 동기가 무엇이냐부터 의심 받는 경우가 많았다”며 “위원회에서 수사 과정에 관해 문제 제기가 있으면 최대한 검찰 제도로 수용하는 절차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즉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외부인사를 통해 걸러내겠다는 것이 제도 도입의 근본 목적이었다.

삼성과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의 경영권 편법 승계 같이 방대하고 정교한 법리 논쟁이 필요한 사건은 애시당초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던 것이다. 제도 입안자인 문무일 전 총장도 수사심의위가 이재용 사건의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장면은 상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제도 도입의 실무책임자였고 대검 2인자였던 봉욱 전 대검 차장은 현재 삼성 준법감시위의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이재용 측 유·무죄 논쟁 피하고 “지금 판단할 필요 없다” 심의위원 설득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제도의 허점을 영리하게 파고 들었다. 검찰 특수통 출신인 김기동 변호사는 ‘분식회계 혐의 등이 문제라면 실무진이 죄가 있는지 먼저 따져본 후 이 부회장 기소를 검토해야 한다’며 법리 이해에 힘들어하는 심의위원들을 공략했다. 이 부회장이 “죄가 없다”고 주장하는 대신, ‘반드시 지금 죄를 따질 필요가 있느냐’고 설득한 것이다. 가뜩이나 법적 판단에 자신감이 없던 심의위원들에게 매력적인 논리가 아닐 수 없었다.

검찰과 변호인 순으로 진행된 의견진술 방식은 심의위원들이 쟁점사안을 이해하기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법정과 같이 공방 형식으로 진행됐다면 양측 주장의 허실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겠지만 순서를 정해 프리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하면서 양측 주장의 차이를 찾아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이 부회장 혐의에 대한 이해가 힘들다 보니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나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으로 사법처리를 받았다는 등의 심리적 요인들이 심의위원들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커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9일 새벽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파워볼게임

◇ 심의위원 공정성 확보방안, 삼성 사건에서도 작동했을까

150명에서 250명에 이르는 심의위원단에서 무작위로 추첨한다는 심의위원 선정 방식이 과연 ‘삼성 사건’에서 제대로 공정성을 담보했는지도 의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이번 사안의 심의위원장을 맡을 ‘뻔’ 했던 양창수 전 대법관이다.

양 전 대법관은 유력한 사건 관련자인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팀장과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라는 CBS노컷뉴스 단독보도가 나간 뒤 “최 전 실장과 오랜 친구사이였다”며 스스로 위원장 직에서 물러났다. 양 전 대법관이 물러난 대신 전직 교사, 종교인, 언론인, 법조인, 교수 등 14명의 인사가 이 부회장 수사와 기소 정당성을 따졌다. 하지만 학술, 종교, 언론, 법조 모두 삼성의 영향력이 막대한 분야라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번 심의위원들 가운데 친(親)삼성 인사들이 다수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의 결백을 확신하던 심의위원들에게도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기각했던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남긴 발언은 최후의 장애물이었다. 원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린 뒤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와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심의위원들은 막판까지 이 발언의 의미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원 부장판사 역시 영장 기각이 심의위원들에게 곧 ‘혐의 없음’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번 기울어진 심의위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법관의 우려대로 다수의 심의위원들은 사실상 이 부회장의 혐의를 지워버리며 검찰의 추가 수사 여지마저 막았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심재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불공정 합병 및 경영권 부정승계 의혹에 연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에 대한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한 심의위원이 참석하고 있다. 2020.6.26/뉴스1

지난 26일 밤 7시50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삼성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검찰에 ‘불기소 권고’를 결정했다. 이날 검찰 수사심의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이 부회장,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 피의자 삼성물산 주식회사에 대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수사심의위의 이런 결정이 알려지자 사람들의 관심은 “그럼 이 부회장 사건은 어떻게 되느냐?”에 쏠린다.

수사심의위는 검찰 스스로 기소 독점의 폐단을 개혁한다고 만든 제도다. 검찰이 이 수사심의위 권고안을 따르자니 지난 1년 7개월간 수사가 난감해지고, 따르지 않자니 “그럼 수사심의위는 왜 만들었냐”는 비판이 부담스럽다. 도대체 검찰 수사심의위는 무엇인가? 여기서 결정한 사안이 왜 효력이 있고, 앞으로 검찰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 부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심의위의 ‘불기소 권고’, 그 이후 파장들을 ‘수사심의위’ 관점에서 정리해본다.

Q1. 검찰 수사심의위는 무엇인가?
검찰 수사심의위는 150명 이상 250명 이하의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단을 말한다. 검찰이 기소 독점 폐단을 개혁하기 위해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는 차원에서 2018년 만들었다.

전체 위원단에서 무작위로 15명을 선발해 특정 사건에 대해 △수사 계속 여부 △공소 제기 또는 불기소 처분 여부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모아 이를 검찰에 권고한다. 검찰은 수사심의위 결정을 무조건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전직 대법관 등 위원단의 구성 면면이 워낙 전문가 집단이어서 결정을 무시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2. 수사심의위는 왜 ‘불기소 권고’를 결정했나?
수사심의위 위원들은 심의에서 대부분 이 부회장에 대해 검찰이 주장하는 위반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이 부회장은 △자본시장법 상 부정거래 △자본시장법 상 시세조종 △외부 감사법 위반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검찰의 집중 수사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번 심의에서 심의위원들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불법적으로 합병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부정을 저질렀다는 수사 내용이 “사실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혐의 입증이 쉽지 않다”며 불기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수사심의위는 특히 이 부회장을 최초 고발한 참여연대 의견서도 참고했지만 심의위원 대다수의 판단을 바꾸지 못했다.

3. 불기소 권고에 전원이 찬성했나?
수사심의위 권고안 결정은 원래 만장일치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부회장 사건은 워낙 국민적 관심이 큰 데다, 판단이 심의위원별로 나뉠 수 있어 다수결 표결에 부쳐졌다.

이날 수사심의위는 당초 양창수 위원장(전 대법관)이 주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양 위원장은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과 친분을 이유로 위원장 직무를 맡지 않겠다며 회피했다. 수사심의위 공정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이날 수사심의위 심의는 김재봉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주재로 이뤄졌다. 심의는 1명의 심의위원이 불참해 총 14명이 참석해 진행됐는데 김재봉 위원장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아, 나머지 13명이 표결을 했다. 그 결과 10명의 심의위원이 ‘불기소 권고’에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표결 결과만 놓고 보면 10대3이다.

4. 수사심의위 결정에 검찰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가?
수사심의위의 권고안은 반드시 검찰이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검찰 스스로 만든 개혁 제도인 만큼 “따르지도 않을 것이면 뭐하러 각계 심의위원들을 불러 심의를 하게 하느냐”는 암묵적 의무를 무시할 수 없다.

올해로 3년차인 수사심의위는 지금까지 8번 열렸는데 검찰의 수용 의무는 없지만 검찰은 8번 모두 수사심의위 권고안을 따랐다.파워볼사이트

예컨대 2018년 4월 수사심의위가 기아자동차 노동조합 파업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 노조간부들의 ‘불기소 권고’를 내리자 검찰은 이를 그대로 수용했다. 2019년 2월 아사히글라스 노동자 해고 사건 심의 때도 수사심의위가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기소 권고’를 결정하자 검찰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밖에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사건도 수사심의위 결정을 검찰은 그대로 존중했다.

5. ‘불기소 권고’ 이후 검찰 입장은?
검찰은 수사심의위 ‘불기소 권고’가 알려진 뒤 2시간 후 “지금까지의 수사 결과와 수사심의위 의견을 종합해 최종 처분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짧은 입장문을 냈다. 이 내용 그대로라면 검찰이 이 부회장에 대한 기소를 강행할 수도 있고, 수사심의위 의견을 받아들여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이 수사심의위 권고를 따르지 않고 무리하게 기소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이 나올 경우 겉잡을 수 없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검찰이 수사심의위 입장을 따르지 않는다면 수사심의위 제도 자체를 백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 경우 검찰 스스로 기소 독점의 개선을 역행한다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다. 이래 저래 검찰은 수사심의위 ‘불구속 권고’에서 절대 자유롭지 않은 셈이다. 그만큼 수사심의위 제도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무시하지 못한다.

[서울신문]

백희나 작가 – 백희나 작가 제공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그림책 ‘구름빵’을 쓴 백희나(49) 작가가 출판사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이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지난 25일 백 작가가 한솔교육과 한솔수북,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디피에스를 상대로 낸 소송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을 내렸다. 한솔교육은 2004년 백 작가가 쓴 동화 구름빵을 출간한 곳이고, 한솔수북은 2013년 한솔교육의 출판사업 부문이 분할된 회사다. 강원정보문화진흥원과 디피에스는 한솔교육과 계약을 맺고 구름빵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심리불속행이랑 법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때 본안 심리를 하지 않고 기각하는 제도다.

백 작가는 26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심리조차 안 할 거란 생각은 안했기 때문에 처참한 상황”이라며 “더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아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작가의 권리가 이거 밖에 안 되는 구나 라는 것을 안팎으로 확인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조은희 한솔수북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정리하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재판부에서 업계 전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본다”며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솔수북 측은 2심 승소 이후 “백 작가에게 인세를 지급하고 소송이 끝나면 ‘구름빵’의 수익을 공익적 목적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구름빵’ 이미지 –2003년 백 작가는 출판사 한솔교육과 저작권양도계약을 통해 ‘구름빵’을 출간했고, 출판사로부터 추가 지급분까지 1850만원을 받았다. 이후 ‘구름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백 작가는 해당 출판사인 한솔교육, 한솔수북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지만 1·2심 모두 패소, 최종적으로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그 사이 백 작가는 지난 3월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고 일컬어지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수상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FX시티